1. 블록체인의 가치 : 보안성
일단 블록은 전체 데이터를 나눠 갖는 단위 정도로 설명하는게 간편하겠습니다. 블록을 모아 연쇄된 구조를 이룬다는 의미로 체인을 붙여 블록체인이라 명명되었습니다. '전체 데이터'가 거래 기록이 될 경우 코인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일단은' 있습니다. 어째서 이런 구조를 만들었는가, 서버 해킹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데이터가 특정 위치에 저장되어 있다면-즉, 중앙집권적이라면-거기만 뚫으면 되는거죠. 블록체인을 뚫으려면 이론적으로 모든 블록을 뚫어야 합니다(사실 과반만 넘어도 되긴 함). 대조적으로 분권화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죠. 하여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하나의 블록을 뚫어도 다른 블록과의 대조를 통해 도로 복구되거나 애초 승인이 떨어지지 않을겁니다. 따라서 보안성의 측면에선 엄청나게 뛰어나다고 할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블록체인은 기술적으로 가치가 있습니다.
2. 블록체인이 코인인가 : 아니다
어떤 분들은 '블록체인=코인'이라고도 하시던데 상기한 바, 블록체인은 전체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술입니다. 블록체인을 응용한 결과물 중 하나가 코인일 뿐입니다.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아주 정확한 말은 아닙니다. 코인에게 있어서 블록체인이 절실한 것이지, 블록체인은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습니다. 코인에 종속되지 않습니다.
3. 코인으로 결제한다면 : 현재 상용화 불가능
전체 데이터는 시시각각 변동하여 업데이트가 요구됩니다. 블록은 채굴을 통해 이뤄지지만 데이터 업데이트에도 채굴이 필요합니다. 블록은 점점 채굴하기 어려워지고 있고 그만큼 '기하급수적'인 설비, 전기료 등의 원가를 요구합니다. 데이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비용이라고 하기에는 수지가 안맞는 상황이 이미 한참 전에 도래했습니다. 매일 지구상에 일어나는 전자상거래를 블록체인에 의해 처리한다면 끔찍할테죠. 채굴이 결국 데이터 처리 속도를 의미한다면 코인을 통한 결제의 거래 승인이 날로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채굴비용이 올라 최소한 그 채굴비용을 보전해주는 만큼은 수수료가 발생하겠죠. 거래소에서 코인을 사고 파는게 아니라 실제 일상 생활에서 코인으로 상거래를 하는 것은 다르단 의미죠. 블록체인이 상거래를 대체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블록이 너무 많거나 갱신할 데이터가 너무 많으면 문제가 생긴다는거죠.
4. 거래소는 어떻게 코인을 거래하나 : 꼼수
거래소에선 엄청난 건의 거래가 엄청난 수의 거래자들 사이에서 이뤄집니다. 블록체인은 이런 상황에서 과부하가 일어난다고 했는데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 간단히 말하자면 거래소는 거래자들에게 진짜로 코인을 주고 받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 장부에 달아놓는거죠. 여기서 상당히 실소가 나오는데... 블록체인의 기술 자체를 허깨비로 만든 것 내지는 그 한계를 우회한거죠. 분산처리하려면 너무 오래 걸리니까 거래소가 중앙처리한다... 솔직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5. 코인은 거품인가 : 그렇다
부동산 사랑하는 분들이 그럽니다, 똥값되도 남는다고. 코인은 무형이죠. 남을게 없습니다. 물론 약품처리한 천쪼가리, 즉 지폐도 남는게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서가 가치를 갖는 이유는 발행자가 그 가치를 보증하기 때문입니다. 사기업이 발행한 주식, 채권도 그 가치를 책임질 사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가치가 보증되는 것이죠. 특히나 화폐는 국가가 보증합니다. 이에 반해 코인의 가치는 호가가 보증(?)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부동산이나 주식, 튤립 등에 거품이 끼었을 적에도 호가가 보증해줬죠. 코인이 실제 일상 거래에서 상영화가 어려운 상황이라 그 가치는 거래소에서의 호가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거래소에 참여한 분들이 주고 받으며 매매차익 또는 매매차손이 발생할 것인데, 결과적으로 거품이 꺼지는 시기에 그간의 누적된 매매순차익이 마지막으로 코인을 보유한 사람의 매입가가 될 것이고 그 액수의 거의 대부분이 휴지가 될겁니다. 실물이라도 있어야 휴지로 쓸텐데...
6. 거품이 언제 꺼질까 : 별도 조치가 없다면 매우 오래갈 가능성이 있다
거품이 형성되는 것은 말하자면 경제 전체에서 일종의 자전거래가 일어나는 양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서로 사고 팔면서 계속 실거래가를 올리는거죠. 거품이 꺼지는 시기는 가격 상승을 올리기 위해 투입할 자금이 없을 때가 됩니다. 튤립 값이 너무 높아져서 하나 사려 해도 단가가 너무 높아 더이상 매수자가 없게 될 경우, 수요가 소멸되면서 매매차익을 보려 했던 최후의 보유자들, 즉 공급자들이 가치하락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됩니다. 가격 그 자체가 진입장벽이 되어 신규 자금 유입이 어려워질 때가 터지는 시기라는거죠. 엄밀히 말하면 단가가 너무 클 때입니다. 그런데 코인들은 소수점으로 쪼개면서 단가를 즉 진입장벽을 낮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벌어놓았을 것이 별로 없을 이삼십대 심지어 중고생까지 거래소에 들어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시중의 자금을 빨아들일 여력이 실물자산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조치 없이 방치한다면 거품은 오래 지속될 것이고 규모도 엄청나질 것입니다. 이게 코인 거품이 특히나 위험한 이유입니다.
7. 거래소 : 투기판
코인 거래소를 보며 매우 기만적이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내세우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투기판을 만들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주식시장과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기업의 자본 조달을 위한 것이고 주식을 통해 매매차익과 배당을 얻을 수 있습니다. 코인은 차익만 있고 돈은 기업에 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비싸게 판 사람에게 돌아갈 뿐입니다. 그리고 그 차익은 거품을 형성합니다. 당연히 배당도 없습니다. 코인 거래소는 24시간 운영됩니다. 반면 주식시장은 개장과 마감이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일정률을 넘어서는 등락이 있을때 시장의 과열 또는 패닉을 진정시키기 위해 서킷 브레이커 등의 안전장치가 있습니다. 그 일정률은 고작 5%에 불과합니다. 코인 거래소는 그러한 등락폭이 50%에서 최근 90%로 오히려 확장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확장도 놀랍지만 확장 전의 50%도 끔찍한 수준입니다. 투전판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오명이 아니라 매우 적절한 표현이겠지만요.
8. 거래소 폐쇄 : 결과적으로 폐쇄될 것
전 개인적으로 거래소 폐쇄를 지지합니다. 코인 거래소를 폐쇄한들 블록체인을 금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의 재산권 침해라고도 하지만 국가가 이런 규모의 투전판을 방기하여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재산권은 공공복리에 적합하여야 하고 그 한계 내에서 행사되어야 법적으로 보호받을 근거가 있습니다. 그리고 거래소 폐쇄가 코인 보유자들의 코인을 없애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거래소의 그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거래가 공식적으로 불가능해져서 개인간에 거래소를 통하지 않은 직거래를 해야 하겠죠. 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결제를 지원하는 곳에 가서 사용을 하던가요.
거래소에 참여한 분들의 분기탱천한 글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청와대 청원도 엄청난 속도로 올라갔죠. 유감스럽지만 제가 보기엔 그 분들의 의도는 이러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최소한 손실을 보지 않고 또는 만족할 이익을 얻고 나갔을 때나 규제를 해야지 왜 내가 엮여있는 상황에서 규제를 한단 말이냐. 그 엮인 분이 나가려면 다른 누군가에게 떠넘겨야 하겠죠. 그 자체가 거품을 키우는 일입니다. 개인적으로야 절실하기야 하겠으나 공적인 관점에서는 일점 설득력이 없습니다.
정부의 대응에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점도 역시 유감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일관된 시그널을 보내고 있습니다. 현 정부는 코인 거래소를 투기판이고 거품의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따라서 질서있는 퇴장을 유도하여 종국적으로 거래소 폐쇄를 할 것이라 봅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생각합니다.
9. 결 : 퇴장을 권함
이렇게 글을 써놔도 아네 모르네 하며 믿고 싶은대로 믿을겁니다. 그게 투기의 광풍입니다. 버는 사람도 있기야 하겠죠. 하지만 종국에는 누군가 붕괴를 맞아야 하고 그 누군가는 과연 나만 아니면 될까요. 거품의 후유증은 경제 전체를 짓누릅니다. 손실을 본 사람에게 공적 자금이 투입된다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만 그는 상당한 재산을 날리고 그만큼 소비 여력이 줄어들어 내수에 약영향을 끼치죠. 경기가 침체된다는 이야깁니다. 공적으로 보면 이 부분이 규제의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되겠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러지 마시고 나오시길 바랍니다.
<추신>
3.의 채굴은 pow라는 방식의 코인에 국한되고 pos에는 채굴이 없어서 비용의 문제가 들지 않는다는 반박이 있어서 약간만 더 첨언합니다. 기술적인 코멘트라 너무 세세히 쓰긴 어렵고 또 불필요하니 간단히 결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pos는 보안성에 취약합니다. 코인이 유사(?) 화폐 기능을 하는 것은 보안성이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보안이라는 것이 겪어보기 전에는 와닿지 않기 마련입니다. 코인이 위변조되어 상당한 재산 손실을 보는 사례가 생긴다면 그건 손실을 입은 딱 그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위변조 가능한 코인을 보유한 모두의 문제가 됩니다. 신뢰가 붕괴되는 것이고 패닉셀이 일어날 수 있죠. 따라서 pos 기반 코인은, 그리고 그 계열의 블록체인 기술은 기술적 가치가 좋게 봐야 불분명하고 보수적으로 말해 어둡습니다. 이외에도 지분에 따라 말하자면 발권력, 협상력을 가진다는 문제도 있는데 그건 그거대로 기술적 구현은 가능할지 몰라도 현실에서 작동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구조적 문제로 봅니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자의 이타심이 있어야 유지될 수 있는 시장은 넌센스니까요. '그나마' 블록체인 기술로 유사(?) 화폐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제가 보기엔 현재로서는 막대한 유지비를 요하고 그래서 수수료가 비싸고 그런데다가 시간마저 오래 걸리는 pow방식만이 가능합니다. 본문 전개에는 불필요한 내용이라 생략했으나 댓글에 반박이 있어 끝부분에 추가합니다.
일단 블록은 전체 데이터를 나눠 갖는 단위 정도로 설명하는게 간편하겠습니다. 블록을 모아 연쇄된 구조를 이룬다는 의미로 체인을 붙여 블록체인이라 명명되었습니다. '전체 데이터'가 거래 기록이 될 경우 코인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일단은' 있습니다. 어째서 이런 구조를 만들었는가, 서버 해킹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데이터가 특정 위치에 저장되어 있다면-즉, 중앙집권적이라면-거기만 뚫으면 되는거죠. 블록체인을 뚫으려면 이론적으로 모든 블록을 뚫어야 합니다(사실 과반만 넘어도 되긴 함). 대조적으로 분권화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죠. 하여간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하나의 블록을 뚫어도 다른 블록과의 대조를 통해 도로 복구되거나 애초 승인이 떨어지지 않을겁니다. 따라서 보안성의 측면에선 엄청나게 뛰어나다고 할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블록체인은 기술적으로 가치가 있습니다.
2. 블록체인이 코인인가 : 아니다
어떤 분들은 '블록체인=코인'이라고도 하시던데 상기한 바, 블록체인은 전체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술입니다. 블록체인을 응용한 결과물 중 하나가 코인일 뿐입니다.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아주 정확한 말은 아닙니다. 코인에게 있어서 블록체인이 절실한 것이지, 블록체인은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습니다. 코인에 종속되지 않습니다.
3. 코인으로 결제한다면 : 현재 상용화 불가능
전체 데이터는 시시각각 변동하여 업데이트가 요구됩니다. 블록은 채굴을 통해 이뤄지지만 데이터 업데이트에도 채굴이 필요합니다. 블록은 점점 채굴하기 어려워지고 있고 그만큼 '기하급수적'인 설비, 전기료 등의 원가를 요구합니다. 데이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비용이라고 하기에는 수지가 안맞는 상황이 이미 한참 전에 도래했습니다. 매일 지구상에 일어나는 전자상거래를 블록체인에 의해 처리한다면 끔찍할테죠. 채굴이 결국 데이터 처리 속도를 의미한다면 코인을 통한 결제의 거래 승인이 날로 지연될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채굴비용이 올라 최소한 그 채굴비용을 보전해주는 만큼은 수수료가 발생하겠죠. 거래소에서 코인을 사고 파는게 아니라 실제 일상 생활에서 코인으로 상거래를 하는 것은 다르단 의미죠. 블록체인이 상거래를 대체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블록이 너무 많거나 갱신할 데이터가 너무 많으면 문제가 생긴다는거죠.
4. 거래소는 어떻게 코인을 거래하나 : 꼼수
거래소에선 엄청난 건의 거래가 엄청난 수의 거래자들 사이에서 이뤄집니다. 블록체인은 이런 상황에서 과부하가 일어난다고 했는데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 간단히 말하자면 거래소는 거래자들에게 진짜로 코인을 주고 받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 장부에 달아놓는거죠. 여기서 상당히 실소가 나오는데... 블록체인의 기술 자체를 허깨비로 만든 것 내지는 그 한계를 우회한거죠. 분산처리하려면 너무 오래 걸리니까 거래소가 중앙처리한다... 솔직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5. 코인은 거품인가 : 그렇다
부동산 사랑하는 분들이 그럽니다, 똥값되도 남는다고. 코인은 무형이죠. 남을게 없습니다. 물론 약품처리한 천쪼가리, 즉 지폐도 남는게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서가 가치를 갖는 이유는 발행자가 그 가치를 보증하기 때문입니다. 사기업이 발행한 주식, 채권도 그 가치를 책임질 사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가치가 보증되는 것이죠. 특히나 화폐는 국가가 보증합니다. 이에 반해 코인의 가치는 호가가 보증(?)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부동산이나 주식, 튤립 등에 거품이 끼었을 적에도 호가가 보증해줬죠. 코인이 실제 일상 거래에서 상영화가 어려운 상황이라 그 가치는 거래소에서의 호가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거래소에 참여한 분들이 주고 받으며 매매차익 또는 매매차손이 발생할 것인데, 결과적으로 거품이 꺼지는 시기에 그간의 누적된 매매순차익이 마지막으로 코인을 보유한 사람의 매입가가 될 것이고 그 액수의 거의 대부분이 휴지가 될겁니다. 실물이라도 있어야 휴지로 쓸텐데...
6. 거품이 언제 꺼질까 : 별도 조치가 없다면 매우 오래갈 가능성이 있다
거품이 형성되는 것은 말하자면 경제 전체에서 일종의 자전거래가 일어나는 양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서로 사고 팔면서 계속 실거래가를 올리는거죠. 거품이 꺼지는 시기는 가격 상승을 올리기 위해 투입할 자금이 없을 때가 됩니다. 튤립 값이 너무 높아져서 하나 사려 해도 단가가 너무 높아 더이상 매수자가 없게 될 경우, 수요가 소멸되면서 매매차익을 보려 했던 최후의 보유자들, 즉 공급자들이 가치하락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됩니다. 가격 그 자체가 진입장벽이 되어 신규 자금 유입이 어려워질 때가 터지는 시기라는거죠. 엄밀히 말하면 단가가 너무 클 때입니다. 그런데 코인들은 소수점으로 쪼개면서 단가를 즉 진입장벽을 낮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벌어놓았을 것이 별로 없을 이삼십대 심지어 중고생까지 거래소에 들어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시중의 자금을 빨아들일 여력이 실물자산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조치 없이 방치한다면 거품은 오래 지속될 것이고 규모도 엄청나질 것입니다. 이게 코인 거품이 특히나 위험한 이유입니다.
7. 거래소 : 투기판
코인 거래소를 보며 매우 기만적이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내세우곤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투기판을 만들었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주식시장과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기업의 자본 조달을 위한 것이고 주식을 통해 매매차익과 배당을 얻을 수 있습니다. 코인은 차익만 있고 돈은 기업에 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비싸게 판 사람에게 돌아갈 뿐입니다. 그리고 그 차익은 거품을 형성합니다. 당연히 배당도 없습니다. 코인 거래소는 24시간 운영됩니다. 반면 주식시장은 개장과 마감이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일정률을 넘어서는 등락이 있을때 시장의 과열 또는 패닉을 진정시키기 위해 서킷 브레이커 등의 안전장치가 있습니다. 그 일정률은 고작 5%에 불과합니다. 코인 거래소는 그러한 등락폭이 50%에서 최근 90%로 오히려 확장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확장도 놀랍지만 확장 전의 50%도 끔찍한 수준입니다. 투전판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오명이 아니라 매우 적절한 표현이겠지만요.
8. 거래소 폐쇄 : 결과적으로 폐쇄될 것
전 개인적으로 거래소 폐쇄를 지지합니다. 코인 거래소를 폐쇄한들 블록체인을 금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의 재산권 침해라고도 하지만 국가가 이런 규모의 투전판을 방기하여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의 재산권은 공공복리에 적합하여야 하고 그 한계 내에서 행사되어야 법적으로 보호받을 근거가 있습니다. 그리고 거래소 폐쇄가 코인 보유자들의 코인을 없애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거래소의 그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거래가 공식적으로 불가능해져서 개인간에 거래소를 통하지 않은 직거래를 해야 하겠죠. 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직접 결제를 지원하는 곳에 가서 사용을 하던가요.
거래소에 참여한 분들의 분기탱천한 글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청와대 청원도 엄청난 속도로 올라갔죠. 유감스럽지만 제가 보기엔 그 분들의 의도는 이러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최소한 손실을 보지 않고 또는 만족할 이익을 얻고 나갔을 때나 규제를 해야지 왜 내가 엮여있는 상황에서 규제를 한단 말이냐. 그 엮인 분이 나가려면 다른 누군가에게 떠넘겨야 하겠죠. 그 자체가 거품을 키우는 일입니다. 개인적으로야 절실하기야 하겠으나 공적인 관점에서는 일점 설득력이 없습니다.
정부의 대응에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점도 역시 유감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일관된 시그널을 보내고 있습니다. 현 정부는 코인 거래소를 투기판이고 거품의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따라서 질서있는 퇴장을 유도하여 종국적으로 거래소 폐쇄를 할 것이라 봅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생각합니다.
9. 결 : 퇴장을 권함
이렇게 글을 써놔도 아네 모르네 하며 믿고 싶은대로 믿을겁니다. 그게 투기의 광풍입니다. 버는 사람도 있기야 하겠죠. 하지만 종국에는 누군가 붕괴를 맞아야 하고 그 누군가는 과연 나만 아니면 될까요. 거품의 후유증은 경제 전체를 짓누릅니다. 손실을 본 사람에게 공적 자금이 투입된다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만 그는 상당한 재산을 날리고 그만큼 소비 여력이 줄어들어 내수에 약영향을 끼치죠. 경기가 침체된다는 이야깁니다. 공적으로 보면 이 부분이 규제의 가장 강력한 근거가 되겠죠.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그러지 마시고 나오시길 바랍니다.
<추신>
3.의 채굴은 pow라는 방식의 코인에 국한되고 pos에는 채굴이 없어서 비용의 문제가 들지 않는다는 반박이 있어서 약간만 더 첨언합니다. 기술적인 코멘트라 너무 세세히 쓰긴 어렵고 또 불필요하니 간단히 결론만 말씀드리겠습니다. pos는 보안성에 취약합니다. 코인이 유사(?) 화폐 기능을 하는 것은 보안성이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보안이라는 것이 겪어보기 전에는 와닿지 않기 마련입니다. 코인이 위변조되어 상당한 재산 손실을 보는 사례가 생긴다면 그건 손실을 입은 딱 그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위변조 가능한 코인을 보유한 모두의 문제가 됩니다. 신뢰가 붕괴되는 것이고 패닉셀이 일어날 수 있죠. 따라서 pos 기반 코인은, 그리고 그 계열의 블록체인 기술은 기술적 가치가 좋게 봐야 불분명하고 보수적으로 말해 어둡습니다. 이외에도 지분에 따라 말하자면 발권력, 협상력을 가진다는 문제도 있는데 그건 그거대로 기술적 구현은 가능할지 몰라도 현실에서 작동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구조적 문제로 봅니다.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자의 이타심이 있어야 유지될 수 있는 시장은 넌센스니까요. '그나마' 블록체인 기술로 유사(?) 화폐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제가 보기엔 현재로서는 막대한 유지비를 요하고 그래서 수수료가 비싸고 그런데다가 시간마저 오래 걸리는 pow방식만이 가능합니다. 본문 전개에는 불필요한 내용이라 생략했으나 댓글에 반박이 있어 끝부분에 추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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